Orca를 지운 게 아닙니다. 둘 다 깔려 돌아가는데 주력만 Paseo로 옮겨갔습니다. 지금 Orca에는 워크트리 11개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.
두 도구는 경쟁이 아니라 전제가 다릅니다. Orca는 레포 하나를 워크트리로 쪼개 깊게 파고, Paseo는 프로젝트마다 에이전트를 하나씩 띄워 넓게 벌립니다.
제 작업이 “프로젝트 9곳을 오가며 동시에 굴리는” 형태로 바뀌어서 후자가 맞아진 것뿐입니다. 작업 방식이 먼저고 도구가 나중입니다.
AI 코딩 도구를 바꿨다는 글은 대개 “A가 별로여서 B로 갔다”로 끝납니다. 제 경우는 아니었습니다. Orca도 Paseo도 여전히 제 맥에서 돌고 있고, 지금 이 글도 Paseo 안에서 쓰고 있습니다. 그런데 왜 주력이 옮겨갔는지는 숫자로 설명이 됩니다.
먼저 — 갈아탄 게 아닙니다
정직하게 상태부터 확인했습니다. 두 앱 모두 실행 중입니다.
| Orca 1.4.173 | Paseo 0.2.5 | |
|---|---|---|
| 지금 실행 | 실행 중 | 데몬 실행 중 |
| 등록된 레포·폴더 | 9개 | 워크스페이스 등록됨 |
| 살아 있는 워크트리 | 11개 | 개념 자체가 없음 |
| CLI 명령 수 | 223개 | 82개 |
Orca에 워크트리 11개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. 그러니 “지우고 갈아탔다”가 아니라 주로 손이 가는 쪽이 바뀌었다가 맞습니다.
이 글을 쓰는 세션이 어디서 도는지도 확인해봤습니다.
zsh ← claude ← Paseo Daemon ← Paseo Supervisor
프로세스 조상을 따라 올라가면 Paseo가 나옵니다. 이 문장도 Paseo가 띄운 클로드 코드가 쓰고 있습니다.
명령이 223개와 82개라는 건 무슨 뜻일까
숫자만 보면 Orca가 약 2.7배 풍부합니다. 그런데 목록을 열어보면 많고 적음이 아니라 지향점이 다릅니다.
Orca의 223개에는 이런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.
orca worktree create --name agent-task --agent codex --prompt "hi"
orca terminal send --terminal term_123 --text "hi" --enter
orca snapshot / click / fill / goto / eval ← 브라우저 자동화
orca vm recipe doctor ← 환경 레시피
orca automations create ← 예약 자동화
워크트리, 터미널, 브라우저 자동화, VM 환경, 자동화까지 다 있습니다. IDE와 브라우저와 CI를 하나로 합치려는 도구입니다.
Paseo의 82개는 이렇습니다.
paseo run <prompt> 에이전트 만들고 시작
paseo ls 떠 있는 에이전트 목록
paseo send <id> <prompt> 기존 에이전트에 지시
paseo attach <id> 출력 스트림 붙기
paseo wait <id> 끝날 때까지 대기
paseo chat post/read 에이전트끼리 주고받는 채팅방
핵심 축이 에이전트를 만들고 · 보고 · 지시하고 · 기다리는 쪽에 몰려 있습니다. 편집기도 브라우저도 없습니다. 관제탑만 하겠다는 설계입니다.
무엇이 갈랐나 — 에이전트 15개
제 상태를 그대로 찍어봤습니다.
에이전트 15개가 서로 다른 작업 폴더 9곳에 걸쳐 떠 있습니다. 실행 중 1개, 대기 13개, 종료 1개.
이 그림이 이유의 전부입니다. 제 일이 “레포 하나를 깊게”가 아니라 “서로 관계없는 프로젝트 아홉 개를 번갈아”로 바뀌었습니다. 이럴 때 워크트리는 맞지 않습니다. 워크트리는 같은 레포 안에서 브랜치를 격리하는 장치라, 애초에 다른 프로젝트끼리는 나눌 게 없습니다.
반대로 Paseo에서는 폴더마다 에이전트를 띄워두고 paseo ls로 누가 일이 끝났는지만 봅니다. 하나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. 대기 13개가 그 상태입니다 — 일을 시켜놓고 떠난 것들입니다.
Paseo가 나은 점
첫째, 여러 개를 동시에 보는 비용이 거의 없습니다. 목록 한 줄에 상태가 다 나옵니다. 붙었다 떨어지는 것도 attach / Ctrl-C면 끝입니다.
둘째, 에이전트끼리 주고받는 채팅방이 있습니다.
paseo chat create <name> 방 만들기
paseo chat post <name> <메시지>
paseo chat wait <name> 새 메시지 올 때까지 대기
에이전트 여럿을 물려 쓸 때 조율 채널이 도구 안에 있는 건 흔치 않습니다.
셋째, 원격이 기본입니다. 데몬 상태를 보면 릴레이 주소가 잡혀 있습니다.
Local Daemon running
Relay wss://relay.paseo.sh:443
Listen 127.0.0.1:6767
push-tokens.json도 같이 있습니다. 맥에서 돌려놓고 밖에서 확인하는 걸 전제로 만든 구조입니다.
Orca가 나은 점 — 이건 분명합니다
편들 생각은 없으니 반대쪽도 적습니다. Paseo에 없는 게 Orca에는 있습니다.
| 기능 | Orca | Paseo |
|---|---|---|
브라우저 자동화 (snapshot·click·eval) |
있음 | 없음 |
| 워크트리 격리 | 있음 | 없음 |
| 터미널 세션 직접 제어 | 있음 | 일부 |
| VM·환경 레시피 | 있음 | 없음 |
| 예약 자동화 | automations |
schedules(9개 명령) |
특히 브라우저 자동화는 큽니다. 로그인 상태로 웹을 조작해야 하는 일 — 관리자 화면 캡처, 대시보드 수치 확인 같은 것 — 은 Orca 쪽이 갖춰져 있습니다. 이 블로그 글에 들어가는 화면 캡처도 그런 종류의 작업입니다.
그리고 하나 더. Paseo는 0.2.5입니다. Orca는 1.4.173이고요. 초기 도구를 주력으로 쓴다는 건 그만큼의 위험을 안는다는 뜻입니다.
한 가지는 짚어둡니다. 제 loops와 schedules 폴더는 지금 비어 있는데, 기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가 아직 하나도 안 만들어서입니다. 명령은 이미 다 있습니다.
paseo schedule create · ls · inspect · logs · pause · resume · delete · run-once · update (9개)
paseo loop run · ls · inspect · logs · stop (5개)
폴더가 비었다는 건 기능의 부재가 아니라 제가 거기까지 안 써봤다는 기록입니다. 도구를 평가할 때 이 둘을 헷갈리면 안 됩니다.
그래서 어떻게 나눠 쓰나
지금은 이렇게 갈라졌습니다.
- 프로젝트 여러 개를 동시에 굴릴 때 → Paseo. 띄워놓고
ls로 확인. 대신 프로젝트마다 CLAUDE.md를 제대로 써두는 게 전제입니다 — 옆에 붙어 있지 않으니 문서가 대신 지시해야 합니다 - 브라우저를 조작해야 할 때 → Orca. 대체재가 없음
- 한 레포에서 브랜치를 여러 갈래로 실험할 때 → Orca 워크트리
“둘 중 뭐가 낫냐”는 질문 자체가 틀렸다는 게 결론입니다. 작업 단위가 레포면 Orca, 프로젝트 묶음이면 Paseo입니다.
정리
- 갈아탄 게 아니라 주력이 옮겨갔다. Orca 워크트리 11개는 아직 살아 있다
- CLI 명령 223개 대 82개 — 많고 적음이 아니라 IDE를 대신할지, 관제탑만 할지의 차이다
- Paseo가 맞아진 이유는 내 작업이 폴더 9곳 · 에이전트 15개 형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
- Paseo의 강점: 다중 운용, 에이전트 간 채팅, 원격 릴레이가 기본
- Orca의 강점: 브라우저 자동화, 워크트리 격리, VM 레시피 — Paseo엔 아예 없다
- Paseo는 0.2.5다. 초기 도구를 쓰는 값은 치러야 한다. 단 내 폴더가 비었다고 기능이 없는 건 아니다
도구를 바꾸기 전에 물을 건 “뭐가 더 좋은가”가 아니라 “내 작업 단위가 뭔가”입니다. 그게 정해지면 도구는 따라옵니다.
참고 문서